리뷰하고 싶다고 응모하면서, 이런 말을 적었더랬다.
어째서 이렇게 판단하는고 하니, 홍보자료에서 엿보이는 출판사의 기획의도와 내용소개, 그리고 실제 원고가 살짝 핀트가 어긋난다. 이 책의 분야는 비소설, 자기계발·실용이란다. 이 책이 비소설 분야로만 적혀있었으면 나는 창업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에게 창업경험담을 들려주는 참 재밌는 책이었다고 칭찬하고 끝났을 거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다. 한 다리 걸쳤다. 자기계발·실용이 붙었다. 혹시 기획한 거 승인받을 때 창업기로서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삼아 "성공한 창업 수기나 창업할 때 꼭 알아야 할 정보를 담은 실용서와 구별되는" 감성적인 창업기를 내면 팔릴 거라고 강조한 거 아닌가 모르겠다. 저자에게도 원고를 쓸 때 '실질적인,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몰라서 당하게 되는 정보들'을 저자의 경험과 함께 풀어내달라고 강조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맨 뒤 부록이 붙은 것 같다. (솔직히 나중에 피드백을 거쳐서 붙은 거 아닌지 의심이 간다.)
딱 잘라 말해서, 미안하지만, 실용서 하기에는 좀 모자라다. "커피와 와인, 인테리어에 문외한인 내가 카페를 차리며 겪은 시행착오는 잘 정리된 오답노트"라고 하는데, 잘 정리된 오답노트인 것은 맞다. 그런데 오답노트는 작성한 본인에게만 유용하고 다른 사람은 봐도 별무소용이라는 사실을 아시는지. 오답노트가 남에게도 도움이 되려면, 그 문제의 근본 취지와, 정답이 정답인 이유, 다른 답들이 답이 아닌 이유까지 다 나오도록 적어야 한다(문제 해설지 급으로 적으라는 말이다). 그렇게 작성된 오답노트는 본인에게도 도움이 되고 남에게도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된다. 그런데 이 오답노트는, 좀 들쭉날쭉하다. 해설지 급으로 적힌 것도 있고 그냥 '난 5번 찍었는데 아니더라, 1번 찍으면 좋을 것 같다' 수준으로 적어놓은 것도 있다. 특히 메뉴 선정 부분이 가장 아쉽고, 인테리어 부분도 좀 아쉽다.
종합해보면 '창업하면서 결정을 내려야 했던 순간마다 고민했던 내용들'을 적어야 하는데 '창업하면서 개인적으로 겪었던 재미있을 법한 에피소드'로 빠진 부분이 많다. 차라리 마지막에 부록으로 나왔던 질문과 답을, 저자가 실제 고민했던 내용과 내린 결정, 그리고 결과를 넣어서 본문으로 풀었으면 '다른 실용서들과 구별되는 정말 도움되고 재미있기까지 한 감성적 창업기'가 나왔을 것 같다. 물론 내가 높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느낌은 든다. 아직까지 다 밝혀서 쓰는 사람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정작 중요한 내용에 가면, 본인이 고민한 내용은 싹 날아가고 "이렇게 하면 좋을 것"이라는 일반론이 나오는 것이다. '밑천 다 드러내는 느낌'이 들어서 그러나? 하지만, 창업을 고민하는 사람이 보고 싶은 경험담은 그런 거 아닌가?
다 포괄해서 다뤘어야 한다는 게 아니다. 개인적으로 겪었던 문제만 다뤄도 좋으니 그걸 좀 잘 다뤄서 다른 사람은 그 문제만큼은 안 겪게 했으면 좋았을 거란 얘기다. 생각건대 이 책을 읽고 참고하는 사람도 "키키봉이 몰라서 고생한 것들"에서 똑같이 고생할 것 같다. 문제가 나오는 범위는 적혀 있는데, 문제 푸는 법은 충실하게 나와있지 않으니까. 물론 범위라도 좁혀준 게 어디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만... 그래서 실용서 하기에는 좀 모자라다는 거다.
비소설로서는 충분히 재미있다. 주인공들의 경험담이 캐릭터가 잘 드러나게 서술되어 있는데다 한 경험이 거의 모험에 가깝다.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평범한 주인공이, 어쩌다가 사건에 휘말려서, 처음에는 어리버리하지만 용기를 내서 시련에 마주하여 좌충우돌했을지언정 결국 무언가를 이뤄낸다. 게다가 겨우 작년에 일어난 실화란다. 실제로 그 장소도 있단다. 보면서 감정이입해서 대리만족하기에 그만이다.
기왕에 마음산책에서 내는 거니까 비소설적 측면에 충실했으면 차라리 좋았겠다. 의도가 어땠는지는 몰라도, 나온 완성품과 마케팅은 '에피소드도 잘 포장해서 팔면 수익원'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용 태그만 떼어버렸어도 이렇게 삐딱해질 필요가 없었다. 경험담은 지식을 전달하는 아주 좋은 수단이다. 비소설로 충실하게 만들었으면, '비소설임에도 실용적인 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주변에 있는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던져주기 좋은 책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출간 일정이 바빴나? 좀더 다듬고 굴려서 내 주지. 카페가 오픈한 게 2007년 11월이고 책이 나온 게 2008년 3월이니 집필 기간은 길어야 두 달 이하다. 단행본을 많이 써본 저자도 아닌데, 집필 기간 최대 두 달이라는 건 책을 '썼다'기보다는 '만들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소재도 재미있었고 저자도 재미있게 쓰는 사람인데, 아쉽다. 블로그에서 단행본으로 건너오는 건 참 힘든 일인가 보다.
궁금합니다. 과연 낭만적 밥벌이란 타이틀로 무얼 말하고자 하는지. 그저 낭만이란 포장지로 싸고 사적인 경험담으로 묶었을 뿐, 결국 에피소드도 잘 포장해서 팔면 또 하나의 수익원이 된다는 발상이 끼어들어 나온 책은 아닌지?확인하게 해 주시겠어요?이 책을 내게 된 동기가, '저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출판사 측에서 이 책을 담당한 기획자 또는 편집자는, 원고가 다 집필되어 전송되어 왔을 때, 분명히 "창업기로서 아쉬운 점은 있지만 이 정도면 어쨌든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했을 듯하다. 그리고 원고에 맞게 소프트한 느낌으로 교정을 하고, 편집을 하고, 창업기다운 정보를 더 넣을 수 있을지 저자에게 몇 번 피드백을 보내고, 등등의 과정을 거쳐서 책이 나왔을 것 같다. 나도 책을 만드는데, 저런 식으로 진행되는 원고가 많기 때문에 상상해보는 거다. 아마도, 저 '갈 수 있다' 부분을 바꿔쓰면 이렇게 될 거다. '200페이지 이상을 채울 만한 길이와 크게 벗어나지 않는 내용 흐름, 그리고 팔릴 만한 재미가 있다.'
어째서 이렇게 판단하는고 하니, 홍보자료에서 엿보이는 출판사의 기획의도와 내용소개, 그리고 실제 원고가 살짝 핀트가 어긋난다. 이 책의 분야는 비소설, 자기계발·실용이란다. 이 책이 비소설 분야로만 적혀있었으면 나는 창업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에게 창업경험담을 들려주는 참 재밌는 책이었다고 칭찬하고 끝났을 거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다. 한 다리 걸쳤다. 자기계발·실용이 붙었다. 혹시 기획한 거 승인받을 때 창업기로서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삼아 "성공한 창업 수기나 창업할 때 꼭 알아야 할 정보를 담은 실용서와 구별되는" 감성적인 창업기를 내면 팔릴 거라고 강조한 거 아닌가 모르겠다. 저자에게도 원고를 쓸 때 '실질적인,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몰라서 당하게 되는 정보들'을 저자의 경험과 함께 풀어내달라고 강조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맨 뒤 부록이 붙은 것 같다. (솔직히 나중에 피드백을 거쳐서 붙은 거 아닌지 의심이 간다.)
딱 잘라 말해서, 미안하지만, 실용서 하기에는 좀 모자라다. "커피와 와인, 인테리어에 문외한인 내가 카페를 차리며 겪은 시행착오는 잘 정리된 오답노트"라고 하는데, 잘 정리된 오답노트인 것은 맞다. 그런데 오답노트는 작성한 본인에게만 유용하고 다른 사람은 봐도 별무소용이라는 사실을 아시는지. 오답노트가 남에게도 도움이 되려면, 그 문제의 근본 취지와, 정답이 정답인 이유, 다른 답들이 답이 아닌 이유까지 다 나오도록 적어야 한다(문제 해설지 급으로 적으라는 말이다). 그렇게 작성된 오답노트는 본인에게도 도움이 되고 남에게도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된다. 그런데 이 오답노트는, 좀 들쭉날쭉하다. 해설지 급으로 적힌 것도 있고 그냥 '난 5번 찍었는데 아니더라, 1번 찍으면 좋을 것 같다' 수준으로 적어놓은 것도 있다. 특히 메뉴 선정 부분이 가장 아쉽고, 인테리어 부분도 좀 아쉽다.
종합해보면 '창업하면서 결정을 내려야 했던 순간마다 고민했던 내용들'을 적어야 하는데 '창업하면서 개인적으로 겪었던 재미있을 법한 에피소드'로 빠진 부분이 많다. 차라리 마지막에 부록으로 나왔던 질문과 답을, 저자가 실제 고민했던 내용과 내린 결정, 그리고 결과를 넣어서 본문으로 풀었으면 '다른 실용서들과 구별되는 정말 도움되고 재미있기까지 한 감성적 창업기'가 나왔을 것 같다. 물론 내가 높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느낌은 든다. 아직까지 다 밝혀서 쓰는 사람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정작 중요한 내용에 가면, 본인이 고민한 내용은 싹 날아가고 "이렇게 하면 좋을 것"이라는 일반론이 나오는 것이다. '밑천 다 드러내는 느낌'이 들어서 그러나? 하지만, 창업을 고민하는 사람이 보고 싶은 경험담은 그런 거 아닌가?
다 포괄해서 다뤘어야 한다는 게 아니다. 개인적으로 겪었던 문제만 다뤄도 좋으니 그걸 좀 잘 다뤄서 다른 사람은 그 문제만큼은 안 겪게 했으면 좋았을 거란 얘기다. 생각건대 이 책을 읽고 참고하는 사람도 "키키봉이 몰라서 고생한 것들"에서 똑같이 고생할 것 같다. 문제가 나오는 범위는 적혀 있는데, 문제 푸는 법은 충실하게 나와있지 않으니까. 물론 범위라도 좁혀준 게 어디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만... 그래서 실용서 하기에는 좀 모자라다는 거다.
비소설로서는 충분히 재미있다. 주인공들의 경험담이 캐릭터가 잘 드러나게 서술되어 있는데다 한 경험이 거의 모험에 가깝다.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평범한 주인공이, 어쩌다가 사건에 휘말려서, 처음에는 어리버리하지만 용기를 내서 시련에 마주하여 좌충우돌했을지언정 결국 무언가를 이뤄낸다. 게다가 겨우 작년에 일어난 실화란다. 실제로 그 장소도 있단다. 보면서 감정이입해서 대리만족하기에 그만이다.
기왕에 마음산책에서 내는 거니까 비소설적 측면에 충실했으면 차라리 좋았겠다. 의도가 어땠는지는 몰라도, 나온 완성품과 마케팅은 '에피소드도 잘 포장해서 팔면 수익원'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용 태그만 떼어버렸어도 이렇게 삐딱해질 필요가 없었다. 경험담은 지식을 전달하는 아주 좋은 수단이다. 비소설로 충실하게 만들었으면, '비소설임에도 실용적인 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주변에 있는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던져주기 좋은 책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출간 일정이 바빴나? 좀더 다듬고 굴려서 내 주지. 카페가 오픈한 게 2007년 11월이고 책이 나온 게 2008년 3월이니 집필 기간은 길어야 두 달 이하다. 단행본을 많이 써본 저자도 아닌데, 집필 기간 최대 두 달이라는 건 책을 '썼다'기보다는 '만들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소재도 재미있었고 저자도 재미있게 쓰는 사람인데, 아쉽다. 블로그에서 단행본으로 건너오는 건 참 힘든 일인가 보다.


